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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ing

헥센 확장팩 - 암흑 요새의 사왕들

고전 FPS 인 헥센에는 공식 확장팩이 하나 있습니다. 정식 타이틀은 영어로 Deathkings of the Dark Citadel 인데요. 이번 포스팅의 제목에는 적당히 한글로 번역해서 써놓았습니다. 존재 자체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이 번역이 맞는지 아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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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스팀에서 구입했던 헤러틱+헥센 컬렉션 번들에 (헤러틱, 핵센, 헥센2 와 더불어) 포함되어 있길래 한번 해보았습니다.

 

 

출처 : heretic.fandom.com/wiki/Hexen:DotDC

 

확장팩의 스토리는 본편에서 크로노스의 영웅인 전사 배러투스, 성직자 패리어스, 마법사 데이덜런이 서펜트 라이더 중 하나인 코락스를 무찌른 뒤, 혼돈의 구체 (Chaos Sphere)에 도달하면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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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으로 인한 비명과 함께 당신은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갔고, 당신의 몸 전체가 의문의 불길에 휩싸였다. 당신의 시야가 깨끗해졌을때 당신은 거대한 방 안에 서 있었고, 주변에는 음산한 메아리와 악의가 느껴지는 그림자들이 가득했다. 당신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제단 위에는 이 방에서 유일하게 빛을 뿜어내는 물건이 놓여져 있다.



이것은 코락스에게 힘을 준 혼돈의 구체임이 분명하다. 이게 있다면 세계를 창조할 수도, 아니면 파괴할 수도 있을 터. 싸움에서 이긴 뒤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혼돈의 구를 움켜잡고자 떨리는 손을 뻗는다. 이제부터는 아마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차원을 넘나드는 힘겨루기에 동참하겠지. 체스게임의 폰이 갑자기 퀸이 된 것 마냥, 게임 전체의 판세가 당신의 손아귀 안에 있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보다 강인한 플레이어가 어딘가에 있음은 분명하고, 그들이 어떤 처사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행하게도 이 영웅들은 죽음의 세계로 떨어져 버리는데, 여기서는 혼돈의 구체조차 힘을 못쓰는지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직접 몹들을 걷어내고 길을 열어서 궁극적으로는 암흑 요새의 세 사왕 (deathking)들을 물리쳐야 합니다.


오리지널 헥센을 클리어 해본적이 있는지라, 전체적으로 그냥저냥 할만합니다. 다만 헥센 본편에 비해 전투의 난이도가 급상승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맵에 오래 있을때 스폰되는 적들의 수가 많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졌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헥센 본편에서도 난이도 불문하고 적들이 새로 스폰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봤자 지상 근접전 잡몹인 에틴이 전부라서 맨 처음부터 배치된 몹들만 한번 걷어내고 나면 신변에 위협을 느낄 일이 사실상 없습니다. 반면 확장팩에서는 에틴 뿐만 아니라 투사체를 발사하는 아프리트, 카오스 서펜트 및 맵에 따라서는 심지어 슬로타우르스나 웬디고가 새로 스폰되기도 하기 때문에, 한 맵에서 오래 헤매다 보면 몹들의 소모전으로 인해 고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물론 둠의 나이트메어 난이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점으로 인해 난이도가 높아져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게임의 긴장감을 지속시키고, 마나 및 여러 파워업 아이템들 역시 비록 유한하지만 나름 풍족하게 주어지는 관계로, 제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각종 키, 퍼즐 아이템들과 보스 캐릭터들의 디자인에 있어서 헥센 본편의 것을 그대로 재탕했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 덕택에 각 퍼즐 아이템들을 어디에 끼워맞춰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어서 덜 헤맸습니다만, 하다못해 팔레트 스왑에 이름만 좀 바꾸었어도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퍼즐을 풀며 길을 뚫는다는 스토리에 더 부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밖에 스팀에서 판매되는 버전에는 버그로 인해 브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패치를 구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게 또 도스 실행파일인 관계로 윈도우에서 실행이 안되기 때문에 도스박스를 써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GZDoom에서 헥센을 플레이하기 위한 가이드를 참고하시길 부탁드려요.

 

 

전사 최고난이도로 플레이 해 보았는데, 전사는 2번 무기인 티몬의 도끼가 근거리 전용무기인게 애로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맵인 폐허가 된 마을 (ruined village)를 제외하면, 원거리 무기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몹들이 배치되어 있는지라 3번무기인 징벌의 망치를 얻는게 급선무라 할 수 있는데요. 클래스 별로 무기의 배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공략을 모르면 게임 난이도가 넘사벽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것 이외에도 전사로서 상대하기 골치아픈 몹들이 좀 있는데, 대표적인게 바로 스토커 보스. 뜬금없이 물이나 늪에서 튀어나와서 빠른 투사체를 던지고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버리니, 공속이 느린 망치로 잡기가 애매합니다. 그렇다고 닥돌해서 도끼로 찍어버리자니 일반 스토거들의 호위(?)를 받는 경우도 있어서 짜증을 유발하죠.

 

 

우여곡절 끝에 3번째 허브의 막바지까지 도달했습니다. 2번째와 3번째 허브에서 헤레시아크가 한번씩 등장하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코락스도 죽었고, 공간적인 배경 역시 헥센 본편의 크로노스가 아닌 죽음의 땅이니, 색깔이랑 이름만이라도 바꿔서 다른 캐릭터처럼 보이게 했으면 좀 더 좋았지 싶습니다.

 

 

맨 마지막 맵인 암흑 요새 (Dark Citadel)에서는 세 명의 사왕들을 상대하게 되는데, 헥센 본편에서 중간 보스로 등장했던 타락한 영웅들인 전사 제덱, 성직자 트래덕투스, 마법사 메넬키르와 생긴것도 똑같고 심지어 이름도 그대로 똑같이 나옵니다. 물론 공격패턴도 똑같죠. 이 타락한 영웅들은 코락스에게 굴복한 시점에 이미 언데드 좀비가 되어버렸으니, 저승에서 다시 사왕으로 부활했다는 자의적인 해석도 무리인 듯 해서 헤레시아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전투의 측면에서 한가지 더 언급하자면, 성직자의 최종무기인 사령의 십자가를 사용하는 보스인 트래덕투스는 그 명성(?)만큼 어려운 보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령의 십자가의 유도성능과 그 위력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방탄원반만 잘 쓰면 제가 가진 무기를 전혀 쓰지 않고도 트래덕투스를 눕힐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제덱이 의외로 어려웠네요. 전사의 최종무기인 종언의 검이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는 투사체들을 빠르게 날리는데다가, 맵이 개활지라서 피하기가 어려웠던 점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사왕들을 전부 제압하면 대망의 엔딩으로 향하는 포탈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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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당신이 그림자들 사이에서 발걸음을 옮긴 이후로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은 것 마냥, 다시 한번 당신은 혼돈의 구체가 있는 거대한 방에 서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음산하게 다르다. 예전의 가벼운 속삭임들을, 적막과 함께 보이지 않는 눈들이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대신하고 있다. 적대적이고 악의에 찬 눈빛들 말이다.


예전에 당신은 그 떨리는 손으로 혼돈의 구체를 한번 움켜잡았었다. 지금 당신의 손은 욕망을 넘어선 무언가로 인해 떨리고,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두려움이 힘에 대한 갈망과 뒤섞여 있다. 혼돈의 구체가 가진 힘 조차도 당신을 어둠의 힘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한다면, 아마도 손대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이 도전에 직면했을 때 물러났던 적은 없다.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고, 운명을 같이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사실상 열린 결말이 되었습니다. 서펜트 라이더를 쓰러뜨린 이후에도 계속되는 여정이라는 설정과 더불어 헤러틱의 에피소드 4, 5와 유사한 점이 많죠.

하여간 이 확장팩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It's just more HEXEN. 정도 되겠네요.

 

이전 포스팅에서 크로노스의 분노 RPG 라는 모드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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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확장팩을 이 모드로 한번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스폰되는 몹들과 그 변종들의 다양성으로 인해, 높은 난이도로 플레이 하면 프롤로그 맵에서부터 피똥싸는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시작부터 미니보스급 몹인 붉은에틴이나 아프리트 퀸 같은 게 나오면? 별 수 없이 재시작해야죠. 이번에는 사냥꾼 (Hunter)을 선택했는데요. 예전에 언급한 대로 주요 전술이 활과 총포 등을 이용한 원거리 전투인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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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무기인 장궁을 불화살, 얼음화살, 번개화살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마법력을 소모하여 무기의 공격력을 높이는 스킬 이외에도, 각종 함정을 설치하고 길들인 동물친구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위장전술로 반투명 상태가 되는 등의, 생존전문가스러운 스킬들을 다수 보유한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이 중에서 가장 유용한 스킬은 까마귀 친구들을 소환하는 것인데요. 왜냐하면 날아다니기 때문에 이동에 제약이 없고, 투사체를 발사하는 공격방식 덕분에 공대지와 공대공이 전부 가능하며, 게임 시작부터 배울 수 있는 1티어 스킬이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한마리가 소환되는 걸로 시작합니다만, 레벨 4가 되면 두마리로 늘어나고 레벨 7을 찍으면 다시 세마리로 늘어나서, 까마귀들만으로 충분한 딜을 넣는게 가능해집니다.


레벨 15가 되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원거리 전투를 강화하는 진로 이외에 회칼 단검을 이용한 근접전을 강화하는 진로와 함정 및 동물친구들을 강화하는 진로가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사수 (marksman)라는 진로는 줌인을 이용한 원거리 무기 조준이 가능해지고, 같은 위치에 3초간 서 있으면 원거리 무기의 데미지가 2배로 증가하는 등의 패시브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게임 초반부에 주어지는 스킬 포인트들은 전부 까마귀 친구들에게 몰빵해 줬습니다. 사실 최고 난이도 기준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거의 못깬다고 봐도 무방하죠. 까마귀 친구들만으로도 강력한 딜을 넣을 정도로 레벨업이 되면 그때 다른 스킬들을 챙겨도 늦지 않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최약체인 초반부에는 프롤로그 맵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만, 진정한 난관은 바로 데스와이번 4마리가 판을 치고 날아다니는 고사리나무(Brackenwood) 맵인데요. 맵 중앙의 건물에서 까마귀 친구들과 함께 일방적으로 이득보는 농성을 하면서 데스 와이번들의 체력을 깎아줘야 합니다. 이 모드에서는 데스 와이번의 이동에 제약이 없는 관계로, 개활지에서 이들을 상대하려 하다가는 순식간에 불에 탄 시체가 될 수 있습니다. 1대1 상황이라면 몰라도 다수를 동시에 상대하는 건 어지간한 신컨이라도 어렵다고 봐요.


그래도 주인공 캐릭터가 어느정도 성장한 2번째 허브부터는 제법 숨통이 트입니다. 마지막 전투에서는 그동안 모아놓은 어둠의 하인 10마리를 죄다 소환해서 편하게 클리어했습니다. 헥센 바닐라 버전과는 다르게 한번 소환해 놓으면 체력이 다 떨어질때까지 맵에 상주하므로, 약간의 화력지원만 해주면 스폰되는 몹들부터 보스인 사왕들까지 죄다 정리되더군요.

 


 

여기서는 GZDoom을 이용해서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만, id 소프트웨어의 고전 FPS 게임들을 플레이하기 위해서 Doomsday Engine (둠스데이 엔진)이라는 소스포트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요. GZDoom처럼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지는 못하지만, 대신에 고화질 텍스쳐 팩과 3D 폴리곤 모델 등을 사용해서 게임의 비주얼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둠스데이 엔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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