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소소한 부업을 위한 블로그를 키우면서 느낀 점과, 그동안 귀동냥으로 배운 것들을 간략히 써 볼까 합니다. 별로 기대 안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했던 구글 애드센스가 덜컥 승인이 나서, 블로그를 이용한 여러 수익모델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컨텐츠도 축적하고 있는 중이네요.
광고 플랫폼과 수익
블로그에서 광고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블로그에 광고를 걸어주고 홍보 효과가 있는만큼 광고주로부터 댓가를 받는다는것이 기본 취지입니다. 홍보 효과라는 단어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요.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광고를 클릭했을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광고주의 웹사이트로 연결이 되고, 여기서 회원가입이나 구매 행위가 있을 경우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홍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할 겁니다. 이를 두고 전환 (conversion)이라고도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되면 광고에 책정된 단가만큼 블로거 혹은 게시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네임드 인플루언서나 파워블로거 같은 존재도 아닌데, 광고주들이 호락호락하게 광고를 주지 않겠죠. 그래서 광고 플랫폼의 중개를 받아야 합니다. 광고주들이 플랫폼에 광고를 내면, 플랫폼에서 승인된 블로그나 웹사이트들을 한번 살펴보고 홍보 효과가 가장 좋겠다 싶은 곳에 광고를 게시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의 블로거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는 구글의 애드센스 (AdSense), 네이버 애드포스트 및 카카오 애드핏 등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광고 단가가 높은 애드센스를 많이들 쓰십니다.
이렇게 플랫폼을 통해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 플랫폼의 정책에 잘 요약되어 있고,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핵심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로 하여금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플랫폼에서 받는 수수료나 블로거가 받는 수익들은 전부 광고주의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기에, 광고주들의 이익을 보호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주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최대한의 홍보 효과가 있어야, 계속 광고를 낼 것이고 블로거들도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광고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책 위반 행위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무효트래픽입니다. 판매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방문자의 관심에서 비롯된 광고 클릭이 아닌 이상, 전부 무효트래픽으로 간주되죠. 검색을 통한 자연적인 유입 (organic traffic) 이 아닌 SNS 등을 통한 외부유입 역시 키워드를 통한 타겟팅이 어렵기 때문에, 광고주가 원하는 잠재고객이 아닌 사람들에게 광고가 노출되어 무효트래픽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수익형 vs 연금형 블로그
애드센스 광고를 게시하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수익형 블로그라고 불리는 것인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단기간에 최대한의 트래픽을 끌어모아서 수익을 도모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광고 단가와 클릭률이 낮아도, 방문자 수가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익이 발생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한 많은 트래픽을 다른 블로거들보다 빨리 끌어와야 할 필요가 있죠. 그래서 실시간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들을 가지고 최대한 빨리 글을 써서 검색결과 상단을 차지하는 방식 등을 쓰십니다.
다만 이렇게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할 때의 단점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글의 수명이 짧아서 수익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 덕분인지, 이슈가 되는 주제들은 금방 관심이 사그라들고 여기에 대한 글들의 조회수 역시 급격하게 감소하죠. 대부분의 경우에 길어도 하루, 짧으면 몇시간 만에 조회수는 0으로 수렴합니다.
여기에는 글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도 한몫하는데요. 이슈를 다루는 포스팅은 속도가 생명이므로, 작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0-20분 내외를 넘지 않는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인다고 글의 퀄리티가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짧은 시간동안 쓴 글의 내용이 충실할 수가 없겠죠. 결과적으로 별로 가치도 없는 글이 서버 용량만 차지하는 셈이 되고, 이게 누적되면 검색엔진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광고를 통한 블로그 수익 모델의 두번째는 연금형 블로그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꾸준하게 검색유입이 있을 만한 글들을 많이 쌓아서 지속적인 수익을 도모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되면 나중에는 특별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도, 마치 연금을 받는것 처럼 지속적인 수익이 들어온다고 해서 연금형 블로그라고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이를 위한 조건은 방문자에게 도움이 될 법한 글을 군더더기 없이 잘 쓰는 것입니다. 조건 자체는 명료하지만 만족시키기 쉽지 않죠. 퀄리티가 높은 글들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연금형 블로그를 키우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체류시간과 재방문율이 높은 글을 잘 써놓기만 하면 지속적인 트래픽을 기대해 볼 수 있고, 현재는 이를 위해서 보통 구글 검색유입에 의존을 하게 됩니다.
구글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이 되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일단 노출이 되면 쉽게 밀려나지도 않습니다. 블로그를 오래 운영하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작성한 지 몇년이 지난 글인데도 구글 검색을 통해 꾸준히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음 (Daum)이나 네이버의 경우,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되거나 밀려나는게 상대적으로 쉽고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다음 저품질과 펍밴
실시간 이슈들을 중심으로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검색엔진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앞에서 이야기했는데요. 티스토리는 다음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서비스형 블로그이고, 따라서 다음카카오에서 패널티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저품질과 펍밴이라는게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저품질과 펍밴은 다음카카오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개념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블로거들의 경험을 통해서 기정사실화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품질 블로그로 분류되면, 해당 블로그의 포스팅들이 다음 검색결과에서 누락이 됩니다. 이런 저품질 판정은 보통 개별 블로그 단위로 이루어지지만, 더 강한 제재를 받기도 하는데요. 소위 말하는 펍밴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이는 구글 애드센스 계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애드센스에 가입을 하면 게시자를 식별하기 위한 펍 (pub-)코드라는 것을 부여받고, 이를 블로그나 사이트의 HTML에 넣게 됩니다. 다음카카오에서 봤을 때 정도가 심한 부정행위가 있으면, 그 사람의 애드센스 펍코드가 삽입된 블로그를 다음 검색에서 무조건 배제시키는 펍밴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검색창에 블로그 URL을 입력해보면 저품질이나 펍밴을 받았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이트 항목에 블로그가 뜨는지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현재의 판단 기준입니다. 블로그가 뜨지 않으면 패널티를 받은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패널티를 받게 되면 다음 검색유입이 당연히 떡락하게 되고, 이는 특히 블로그를 키우는 초기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블로그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저품질이나 펍밴은 다음 검색에 국한되는 것이기에, 구글이나 네이버 등 다른 검색엔진으로부터의 유입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검색엔진에 노출될 만한 글을 쓸 역량은 있어야겠죠.
구글처럼 포스팅 단위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전체 블로그나 계정 단위로 패널티를 주는게 다소 불합리한 측면이 있는데요. 하지만 품질은 떨어지는데 광고만 도배해서 저품질이나 펍밴이 된 다수의 블로그들을 보면, 다음카카오가 오죽하면 이럴까 하는 생각도 드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측하건대 저품질이나 펍밴은 과도기적인 조치인 것 같습니다. 현재 다음 검색의 경우 질이 떨어지는 글이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구글에 비해 훨씬 쉽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별다른 컨텐츠도 없이 광고만 도배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은 광고 플랫폼의 기본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기에, 다음카카오 측에서도 이런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으로 다음 검색엔진의 알고리즘이 개선되면, 저품질이나 펍밴 관련 문제도 같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So what?
개인적으로는 제가 잘 알면서 다른 사람들도 궁금해할 법한 내용들을 가지고, 이것 저것 쓰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슈 관련 포스팅은 현재로서는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경쟁도 치열하고 속도도 빨라야 되는 데다가 확실한 트래픽이 보장되지도 않는 일에 시간을 쓰다보면, 결국에는 본업에도 집중을 못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상황이 올 수 있거든요.
제가 잘 아는 주제들이 하필이면 돈이 제일 안되는 주제들이고 지금으로서는 트래픽도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쥐구멍에 볕들 날을 기다리며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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