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veryday Life

Serious Things - 200224

한국에 현재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어서 매우 우려스러운 와중에, 논리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니편내편이 바뀌면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좀비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객선이 침몰해가는데 선장이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서 승객들이 배에갇혀 구조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면, 그건 눈치껏 탈출하지 못한 승객들의 잘못이 아니라 승객의 안전을 외면한 선장의 잘못이죠. 대통령놈과 정부가 말한대로 안심하고 일상생활 하다가 일부 집단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발생했다면, 그건 본인도 모르게 감염된 국민들 잘못입니까? 아니면 중국인 입국통제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경고도 하지않고 상황을 왜곡시켜 전달한 정부의 잘못입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의 직무유기로 인한 피해를 신천지와 대구시민들, 즉 정치적으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집단의 탓으로 그대로 전가하는 짓을 집권여당이 주도하는 꼴을 보면서 깊은 분노를 느낍니다. 완장만 하나 차면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사가 되는 줄 아는 홍위병들도 여기에 동참해서 상황을 더 개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가 아니니까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전염력도 강하고 마땅한 치료법도 아직은 없는데다가 사망자까지 나온 시점에 든든한 빽도 없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지만, 대가리가 깨진 좀비들은 바이러스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테니, 어쨌든 무시하고 멀쩡한 국민들 이야기로 돌아갑시다.

그들의 내로남불과 언행불일치는 이번 사태에서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습니다. 완장차고 다른사람들 검열하는 건 잘만 하면서도 정작 자기검열은 안되는건지, 우한코로나바이러스에 지명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혐오표현이라며 발작하시던 분들이 대구코로나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별 문제의식이 없어보이더라구요. 세월호참사 당시 장관이 현장에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라면을 먹은 거 가지고 발작하셨던 분들이, 현 대통령놈이 고고한 청와대에 들어앉아 희희낙낙하면서 짜파구리 먹는거에 대해서는 두둔하기 바쁩니다. 자한당 같은 정당에 표를 준다는 것에 대한 껄끄러움은 예전에 이미 사라졌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미래통합당 쪽으로 더 마음이 기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