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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자연과학

물리학 상식 : 특수상대론의 시간지연과 길이수축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 (special relativity)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현상들인 시간지연 (time dilation)과 길이수축 (length contraction)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특수상대론의 대전제인 광속 불변의 원리로부터 시간지연과 길이수축이 어떻게 도출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쌍둥이 역설 (twin paradox)이 왜 모순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짚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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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 불변의 원리

광속 불변의 원리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에서 등속 운동을 하는 모든 관찰자에게 빛의 속력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관찰자의 운동 상태에 무관하게 일정한 속력으로 운동하는 물체라는게 일상적인 직관을 거스르는 개념이죠. 예를 들면 도로변에 서서 자동차들을 관찰하는 보행자에게는 자동차가 이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운전자나 탑승자가 봤을때는 자동차가 정지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광속 불변의 원리가 나온 이론적인 기반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질 수 있는데요. 일반상대론 (general relativity)은 중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만, 특수상대론의 출발점인 광속 불변의 원리는 맥스웰의 고전 전자기역학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맥스웰 방정식으로 대표되는 고전 전자기역학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전하나 전류의 분포로부터 파생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방향과 세기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이론입니다.

 

전하나 전류가 없는 진공상태에서 맥스웰 방정식을 풀어보면, 전기장과 자기장이 파동의 형태를 띠고 전파되는 해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빛이라고 불리는 전자기파이며, 그 속력은 상수로 주어지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관찰자에게 물리 법칙이 동일하다면, 맥스웰 방정식의 형태와 더불어 빛의 속력 역시 동일할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로 광속 불변의 원리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지연과 길이수축

앞에서 언급한 광속 불변의 원리로부터 유추해낼 수 있는 첫번째 결론은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관찰자에게 동일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상정하면, 관찰자의 운동 상태와 무관하게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는 걸 설명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관찰자의 속력에 따라 시간이 어떻게 상대적으로 변하는지는 비교적 간단한 사고실험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schematics of a thought experiment about time dilation, showing relation between time intervals measured by two observers

 

열차 바닥에서 발사된 빛이 천장에 반사되어 바닥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가지고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열차 내에 탑승한 사람이 잰 시간에 비해 열차 외부에서 관찰한 사람이 잰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시간지연의 개념입니다.

 

여기서 고유 시간 (proper time)의 개념 역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앞의 예시에서 열차에 탑승한 사람에게는 빛을 발사한 것과 되돌아오는 것이 동일한 위치에서 일어나죠.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건이 동일한 위치에서 일어났을 때, 그 시간간격을 잰 것이 바로 고유 시간입니다.

 

그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길이수축이라는 현상으로서, 이것 역시 사고실험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는데, 길이수축은 물체나 관찰자가 상대적으로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시간지연에 대한 사고실험에서는 열차가 수평방향으로 이동하는 반면에 빛은 위아래로 움직이므로, 길이수축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죠.

 

길이수축에 대한 사고실험에서는 열차의 이동 방향에 평행한 수평방향으로 빛을 발사한 뒤에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상황을 상정해 볼 수 있습니다.

 

schematics of a thought experiment about length contraction, showing relation between length measured by two observers

 

앞에서 살펴본 시간지연과 결부지어서 두 관찰자가 잰 거리 사이의 관계식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고유 시간과 비슷하게 고유 길이 (proper length)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는 열차 내의 탑승자가 빛이 발사된 지점과 반사된 지점까지 잰 거리가 됩니다. 열차 내의 탑승자의 시점에서 봤을 때 빛의 발사장치와 표적이 정지해 있기 때문이죠.

 

쌍둥이 역설

두 쌍둥이 중의 한명은 지구에 머물러 있고, 나머지 한명은 매우 빠른 우주선을 타고 멀리 떨어진 별에 방문했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상황을 상정해 봅시다. 이렇게 되면 지구에 머물러 있는 쌍둥이가 더 나이를 먹게 되는데요. 여행하는 쌍둥이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지구에 머물러 있는 쌍둥이가 멀어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셈이 되기 때문에, 왜 하필이면 지구에 머물러 있는 쌍둥이가 더 나이를 먹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목적지가 되는 별이 지구에서 봤을 때 정지해 있다면, 지구에 머물러 있는 쌍둥이가 잰 거리가 고유 길이가 되겠죠. 여행하는 쌍둥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지구와 별은 같이 이동을 하겠지만 두 지점 사이에 길이수축이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지구에서 목적지 별까지 도달할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쟀을 때, 여행하는 쌍둥이는 더 짧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길이수축 대신 시간지연을 고려했을때에도 동일한 결론을 얻을 수 있는데요. 지구를 출발해서 목적지 별에 도착할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는 여행하는 쌍둥이가 잰 시간이 고유 시간이 됩니다. 우주선은 여행하는 쌍둥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정지해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구에 머물러 있는 쌍둥이의 관점에서 시간지연이 발생하게 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쌍둥이 역설은 특수상대론의 시간지연 및 길이수축과 모순되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결합한 민코프스키 시공간과 함께, 등속 운동을 하는 관찰자들을 연결해주는 로렌츠 변환을 통해 특수상대성 이론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물리학 상식 : 로렌츠 변환과 민코프스키 공간

여기서는 특수상대성 이론의 무대가 되는 시공간 (spacetime)인 민코프스키 공간 (Minkowski space)과 서로 다른 관찰자들을 이어주는 로렌츠 변환 (Lorentz transformation)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이번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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