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생활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아마존이나 다른 온라인 한인마트 등지에서 여러가지 국수 종류들을 주문해서 먹어보는 것이 일상의 새로운 낙이 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눈길을 주지 않았을 음식들을 시도해 본다는 점에서 미각적 견문을 넓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바로먹는 알뜰곤약면 - 물냉면 맛
곤약면이 물냉면 육수와 함께 포장되어 있고, 별다른 고명은 없습니다.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는 듯 한데, 저는 살이 찌고 싶어도 안찌는 체질이라 해당사항 없는 얘기고요. 냉면 육수맛도 잘 구현되어 있는 편이라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좋습니다. 밤에 야식삼아 먹으면 애피타이저의 역할을 함으로써 더 많은 야식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는 점만 빼면, 간단한 간식으로 좋은 것 같네요.
오모리 부대찌개 라면
부대찌개 하면 떠오르는 소시지와 콩이 레토르트 방식으로 포장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떡은 별도로 들어있지 않아서 제가 따로 넣었고요. 다만, 용기에 물을 붓고 나면 온도가 낮아지는 컵라면의 특징 때문에, 떡을 물에 몇 시간동안 담가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스코빌 지수를 몰라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보글보글 찌개면 등과 비교했을 때 맵고 짠 맛이 의외로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틈새라면 등에 비할바는 아니니까, 신라면 정도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큰 거부감은 없을 것 같아요.
샘표국시 육개장칼국수
라면 끓일때와 비슷하게, 끓는 물에 건조 칼국수 사리와 액상스프를 넣어서 조리하는 방식인데요. 잘게 썬 파가 액상스프에 아주 쬐금 들어있는 것을 빼면 고명이 없습니다. 면의 양도 성인 남성이 1끼 식사로 하기에는 부족해 보여서, 별도로 칼국수 사리와 가래떡을 추가해주었습니다. 양은 부족하지만 국물 맛은 나쁘지 않아서, 버섯 등을 좀 추가해주면 괜찮을 꺼라 추측해 봅니다.
떡볶이의 신 - 매운 떡볶이
포장을 뜯어보면 가래떡과 떡볶이 소스가 있습니다. 2인분이라고는 적혀 있는데, 2명이서 먹기에는 부족하고 1명이 먹기에는 좀 많은 1.5인분스러운 애매한 양입니다.
그리하여 가래떡과 홍합살을 별도로 추가해서 해물떡뽀끼를 만들어 2끼를 해결했습니다. 물의 양을 제대로 조절 못했는지, 국물떡볶이마냥 되어버렸는데, 그래도 소스의 맛은 나름 잘 살아있더군요.
뤄쓰펀 (Luosifen)
갑자기 중국 음식이름이 뜬금없이 나왔는데요. That's right. 중국 광시성 류저우의 특산물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아마존에서 구입했는데 상품명은 Liuzhou river snail rice noodle 라고 나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돼지 뼈와 우렁이를 이용해서 국물을 내기 때문에 river snail noodle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는군요.
면 사리로는 쌀국수가 들어있는데, 이게 태국이나 베트남 등의 동남아 쌀국수와는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장지에 조리법이 중국어로만 나와 있어서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유추하건대 쌀국수 사리를 10분 정도 미리 삶아 놓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국물의 맛을 내기 위한 액상소스 이외에도 죽순, 절인야채, 땅콩 등의 건더기가 나름 충실하게 포함되어 있더군요. 식초도 들어있던데, 몽땅 털어넣었다가는 한국인 입맛에 안맞을 것 같아서 조금만 넣었습니다. 추가로 토푸를 좀 썰어넣어 주면 국물에 잘 어울립니다. 한국에서는 두부를 썰어넣었겠지만, 여기는 미국이라서 토푸로 대신해야죠. 마라 향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 맞을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후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인스턴트 국수 열전 두번째